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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대혼란에 빠졌다. 취임 직후부터 중국, 캐나다, 멕시코를 대상으로 관세전쟁을 벌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폭스뉴스와 했던 인터뷰 내용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회자는 올해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전하면서 이에 대한 트럼프의 의견을 물었다. 트럼프는 경기에 대한 예측은 회피하면서 "우리는 미국으로 부를 되돌리고 있다. 언제나 시간이 걸리는 기간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경기 침체를 각오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혔다.
그래서 나스닥 지수는 4% 하락한 1만7468을, 다우 지수는 2.08% 떨어진 4만1911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하락 폭은 인플레이션의 충격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2년 증권사 적금 9월13일(-5.16%) 이후 최대치다. 사실 미 증시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친(親)기업 정책을 쏟아낼 것으로 크게 기대했다. 따라서 지난해 12월16일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인 2만204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관세 폭탄을 쏟아냈고, 시장은 물가 인상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관세 조치도 오락가락하는 등 정책은 불확실해졌다.
신차 할부 조건


3월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다. ⓒAP 연합


中 하이테크 산업에서 민영기업 비중은 92%
게다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차량담보대출조건 임명한 머스크를 앞세워 연방정부 축소와 공무원 대량 해고를 밀어붙이고 있어 소비 축소와 경기 침체도 전망됐다. 이 같은 올해 미 경제에 대한 우려에 증시가 먼저 반응하면서 나스닥 지수는 최고점 대비 14% 하락했다. 그런데 이런 미국과 달리 중국 및 홍콩 증시는 저력을 발휘했다. 3월1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41% 오른 3379에 장을 마쳤다. 홍 근로자대출금리 콩 항셍지수도 0.19% 오른 2만3829에 마감했다. 이는 미국 증시 폭락에 영향을 받아 1.28% 하락한 한국 코스피와 전혀 달랐다.
중국과 홍콩 증시는 트럼프 취임 직전에는 공포에 휩싸였다. 트럼프가 2024년 대선 내내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추가관세 부과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1월13일 상하이지수는 3160, 항 가계자금대출 셍지수는 1만8874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 하순 중국 당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중국과 홍콩 증시는 상승 랠리를 시작했다. 그에 따라 10월11일 상하이지수는 2021년 1월 이래 처음으로 3674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엔 3200~3400을 횡보했다.
올해 트럼프가 공약과 다르게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2월4일 10% 추가 관세를, 3월4일 다시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데 그치자, 중국 증시는 안정을 되찾았다. 항셍지수도 올해 최저치에서 24%나 상승했다. 홍콩 금융시장은 외국기업이 중국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공식 통로다. 그렇기에 중국 경제에 대한 향후 예측이 가장 먼저 반영된다. 
중국은 증시뿐만 아니라 수출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올해 1~2월 중국의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한 539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4.8% 감소했다. 중국의 수출 증가는 미국(3.2%)보다 러시아(10.7%), 동남아(5.6%), 중남미(3.8%)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의 증가세에서 비롯됐다. 글로벌 사우스는 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에 있는 개발도상국을 가리킨다. 지난 수년 동안 중국은 미국을 대체하기 위한 수출시장으로 글로벌 사우스를 적극 개척했다. 줄어드는 미국의 비중을 글로벌 사우스가 메워주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통계가 2024년 중국 성시별 수출 증가율이다. 연해 지방인 광둥성(8.4%), 저장성(9.5%), 장쑤성(8.4%), 산둥성(7.1%), 상하이시(4.6%), 푸젠성(5.3%) 등이 수출을 주도했다. 베트남과 인접한 광시자치구는 22.1%, 러시아와 인접한 신장자치구는 22.3%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2024년 중국의 대베트남 수출은 1619억 달러로 17.7%나 증가했고, 대러시아 수출은 1154억 달러로 4.1% 늘어났다. 베트남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브라질(22%)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렇듯 중국 수출을 주도하는 주체는 민영기업이다. 2024년 대외무역에 참여했던 중국 민영기업은 사상 처음으로 60만 개를 넘어섰다. 그로 인해 전체 무역액에서 민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보다 2% 늘어난 55.5%다. 오히려 국영기업은 15.1%로 전년보다 0.9% 감소했고, 외국투자기업이나 합자기업은 29.2%로 1% 감소했다. 지난 수년 동안 시진핑 국가주석의 주도 아래 국영기업은 흥하고 민영기업은 규제 속에 위축되는 '국진민퇴(國進民退)' 정책을 실행했다는 외신의 평가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실제 2025년 1월말 중국 민영기업은 5670만 개로, 2012년의 1085만 개에서 5.2배나 증가했다. 하이테크 산업에서 민영기업의 비중은 92%로, 2012년의 62.4%보다 훨씬 높아졌다. 민영기업의 활약상은 자동차에서 두드러진다. 2024년 중국은 641만 대를 수출했다. 치루이 114만 대, 상하이차 92만 대, 창안 53만 대, 지리 53만 대, 창청 45만 대, 비야디(BYD) 43만 대 순이었다. 이 중 4개사가 민영기업으로 치루이는 안후이성, 지리는 저장성, 창청은 허베이성, 비야디는 광둥성에 본사를 두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Freepik


두각 드러내는 민영기업은 모두 지방에
지난 1월 저비용 고성능의 인공지능(AI) 언어모델 R1을 공개한 딥시크(DeepSeek)는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가 있다. 창업자인 량원펑은 항저우에 있는 저장대를 졸업한 지방 인재다. 엔지니어 대부분도 국내파이자 지방 출신이다. 이들이 거주하는 항저우에서는 딥시크를 포함한 류샤오룽이라는 6대 신생 테크기업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유니트리는 또 다른 스타 기업이다. 유니트리의 H1 로봇은 1월 춘제 갈라쇼에서 16대가 인간 무용수 16명과 함께 전통춤을 추는 기술력을 과시했다.
항저우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본사가 있다. 자동차업체 지리의 본사도 있다. 지리는 새로 개발하는 차량에 R1을 탑재하기로 했다. 이런 항저우를 의식해 대대적인 AI와 로봇 산업 투자에 나선 광둥성 선전도 엄청난 실력을 갖춘 도시다.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온라인기업 텐센트, 세계 최대의 전기차업체 비야디와 드론기업 DJI의 본사가 있다. 춘제에 개봉되어 흥행수입 3조원, 관객 3억 명을 동원한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哪吒)2》는 쓰촨성 청두에 있는 코코카툰이 제작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주목받는 민영기업은 모두 지방에 있다. 중국에는 한국의 수도권과 같은 징진지가 있어 수도인 베이징과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톈진이 여기에 속해 있다. 명문인 칭화대, 베이징대 등도 베이징에 있다. 하지만 상하이와 그 주변의 창장삼각주벨트, 광둥 및 홍콩의 웨강아오대만구 등의 경제력은 징진지보다 훨씬 크다. 또한 광둥성과 장쑤성의 GDP는 한국을 뛰어넘었다. 중국은 진시황의 통일 이후 2000년 넘게 중앙집권 체제로 발전했지만, 수도권에 모든 국가 역량을 집중한 한국과 사정이 전혀 다르다.